연예인, 운동선수의 이름이나 사진이 가진 경제적 가치를 '퍼블리시티권'이라고 합니다. 초상권과의 차이점, 침해 성립 기준, 그리고 상업적 무단 사용 시 법적 대응 방안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텔레비전 광고, 인터넷 배너, 심지어 제품 포장지에서도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얼굴을 쉽게 마주칩니다. 이들의 등장은 그 자체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유명인의 이름이나 사진이 어떠한 허락이나 계약 없이 상업적인 광고나 제품 판매에 무단으로 사용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초상권 침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률적으로는 이보다 더 복잡하고 중요한 쟁점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연예인, 운동선수 등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 얼굴, 서명, 목소리 등을 통해 갖게 되는 '경제적, 재산적 가치'를 보호하는 권리, 즉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의 문제입니다.
오늘은 이 '퍼블리시티권'이 우리가 흔히 아는 '초상권'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러한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어떠한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 1. '퍼블리시티권'이란 무엇인가?
- 2. 핵심 비교 : 초상권(인격권) vs 퍼블리시티권(재산권)
- 3. 퍼블리시티권, 법적 근거는? (판례의 태도)
- 4. 퍼블리시티권 침해 성립 기준
- 5. 권리 침해 시 법적 대응 방안
- 6. 사업자(기업)가 주의해야 할 점
1. '퍼블리시티권'이란 무엇인가?
퍼블리시티권은 사람이 자신의 이름, 초상, 서명, 목소리 등 자신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 갖는 경제적, 재산적 가치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을 허락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연예인 A의 얼굴이나 이름이 광고에 사용될 때, 그 자체로 상품의 매출을 올리는 '힘'을 가지며, 이 '힘'을 A 본인이 독점적으로 통제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얻을 권리가 바로 퍼블리시티권입니다.
따라서 누군가 A의 허락 없이 A의 사진을 제품 광고에 사용했다면, 이는 A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여 부당하게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 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2. 핵심 비교 : 초상권(인격권) vs 퍼블리시티권(재산권)
많은 분이 '퍼블리시티권'을 '초상권'과 혼동합니다. 두 권리 모두 '얼굴'이나 '사진'과 관련이 있지만, 그 보호 목적과 법적 성격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① 초상권 (인격권)
- 보호 대상: 모든 사람 (일반인, 유명인 불문)
- 권리의 성격: 인격권 (헌법상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서 도출)
- 보호 목적: 정신적 고통의 방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고, 동의 없이 공표되지 않을 권리)
- 주요 침해 형태: 동의 없이 사진을 찍거나, 그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 특징: 양도나 상속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일신전속적인 권리입니다.
② 퍼블리시티권 (재산권)
- 보호 대상: 주로 유명인 (연예인, 운동선수, 저명인사 등)
- 권리의 성격: 재산권 (이름과 초상이 갖는 경제적 가치)
- 보호 목적: 경제적 이익의 보호 (자신의 명성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독점할 권리)
- 주요 침해 형태: 동의 없이 이름이나 사진을 상품 광고, 제품 포장 등에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 특징: 재산권이므로 타인에게 양도, 상속, 이용 허락(라이선스)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던 일반인 B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 '초상권(인격권)' 침해가 문제 됩니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 C의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다 티셔츠에 인쇄하여 판매한다면, 이는 '초상권(인격권)' 침해인 동시에 '퍼블리시티권(재산권)' 침해가 됩니다. C가 얻어야 할 경제적 이익을 판매자가 부당하게 가로챘기 때문입니다.

3. 퍼블리시티권, 법적 근거는? (판례의 태도)
미국 일부 주와 달리, 대한민국 현행법에는 '퍼블리시티권'을 명문으로 규정한 단일 법률이 아직 없습니다. (다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일정 부분 관련 규정을 두고 보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오랜 기간 판례를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재산권'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왔습니다. 대법원 및 여러 하급심 판례에서는 유명인의 이름이나 초상이 갖는 고객 흡인력(경제적 가치)을 인정하며,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민법상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명시적인 법이 없다고 해서 침해 행위가 용납되는 것은 아니며, 사법부는 '퍼블리시티권'을 재산권의 일종으로 보고 그 침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4. 퍼블리시티권 침해 성립 기준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통상 다음과 같은 요건들이 고려됩니다.
① 권리자의 정체성 식별 가능
사용된 사진, 이름, 목소리 등이 특정 유명인을 가리키는 것임을 소비자가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꼭 얼굴 전체가 나오지 않더라도, 특징적인 실루엣, 목소리, 예명 등 그 사람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② 상업적 이용 (영리 목적)
권리자의 정체성을 상품 판매, 광고, 서비스 홍보 등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단순히 뉴스 보도나 비평에서 언급하는 것은 침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③ 권리자의 동의(허락) 부재
가장 핵심적인 요건입니다. 유명인 본인이나 적법한 대리인(소속사 등)으로부터 사용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나 계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5. 권리 침해 시 법적 대응 방안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당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① 침해 금지 및 예방 청구 (가처분)
침해 행위가 계속되고 있거나 임박한 경우, 신속하게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법원에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본안 소송보다 빠르게 결정을 받아 침해 물품의 제조, 판매, 광고 게시 등을 중단시킬 수 있는 보전 조치입니다.
②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
무단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손해액 산정은 복잡한 과정이며,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합니다.
- 재산상 손해: 침해자가 그 사용을 위해 정상적으로 지불했어야 할 금액 (예: 모델료, 라이선스 비용)
- 침해자가 얻은 이익: 침해 행위로 인해 침해자가 얻은 순이익
- 정신적 손해 (위자료): 퍼블리시티권 침해와 더불어 인격권(초상권)까지 침해된 경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③ 부당이득 반환 청구
침해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유명인의 명성을 이용하여 이익을 얻었으므로, 그 이익을 반환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6. 사업자(기업)가 주의해야 할 점
퍼블리시티권 문제는 권리자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하는 사업자(기업)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팬심으로", "존경의 의미로" 유명인의 사진을 매장 인테리어나 온라인 홍보물에 사용했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특히 'OOO 연예인 방문 맛집', 'O 선수도 사용하는 제품' 등의 문구와 함께 사진을 게시하는 행위는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유명인이 공식 모델이거나 보증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 수 있어, 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지가 높습니다.
따라서 유명인의 이름이나 초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당사자나 소속사와 이용 허락 계약(라이선스)을 체결해야 합니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명성과 가치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중요한 재산권입니다. 비록 명문화된 법률이 없더라도, 법원은 그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침해 시 엄격한 책임을 묻는 추세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했거나, 혹은 사업 운영 중 퍼블리시티권 관련 법률 검토가 필요한 경우, 이는 복잡한 법리적 해석과 손해액 산정 과정을 수반하므로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등 전문적인 법률 대응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정음 변호사 법률상담을 통해 함께 논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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